노트북을 켜질 않다 보니까 쓰기 귀찮아하다가(...) 더 늦어졌다가는 2010년 내일로 출발하기 전에 못 쓸 것 같아서 오프라인 상태로 노트북을 켜서 글을 써 두고 올립니다. 졸린데 쓰느라 혼났네요 -_-;;; 아침에 글 올리는데 퇴고 다 다시 해야 되고...
2010년 내일로는 사실 별 거 없습니다. (혼자 갈 경우) 영남권에서 그냥 가고 싶은데 가는 위주로 일정을 짤 생각이라서...;; 애초에 돈이 별로 없다 보니 쓰는 돈도 최소화시켜야 되겠고 말예요. 덕택에 2010년 내일로는 '프로젝트'라는 이름을 쓰기도 그렇고, 후기를 써서 인터넷에 게시하기도 참 거시기한... 그런 상황이 되어버릴 듯하네요. ㅠㅠ
집에서 약간의 짐정리를 했습니다. 하기야, 이제 4박5일이 아니라 다시 1박2일짜리 여행이 되었으니 당연히 그에 맞게 준비를 해야 하겠죠. 일단 갈아입을 옷을 준비했던 것들은 전부 다 다시 빨래통 속으로 밀어 두고, 양말 한 켤레와 대단히 가벼워진 가방, 또 수첩을 들고서 집을 나섰습니다. 그렇게 힘든 스케줄 속에서도 저는 06시 57분에 버스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이것에 Railro Project의 힘인가요...
이제 이설된 장항선 권역과 섬진강 기차마을을 둘러보고자 나왔는데... 제가 향한 곳은 서울역입니다. 장항선인데 웬 서울역이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으실지 모르겠지만, 저기요. "누리로"가 있잖아요! 게다가, 장항선 권역에서 특이한 열차들이 몇 개 운행하고 있었다 보니, 6일차의 계획은 포인트마다 건너뛰기 승차입니다. 서울 - 아산 - 대천 - 익산 순으로 매번 다음 것으로 열차를 바꾸어 타게 되는 거죠.
1) 누리로 #1727 (서울 08:17 → 아산 09:46)
withKTX.net 2009-06-02 : 20090601. 누리로의 성급했던 영업운전, 그 첫날
 신창에서 바로 왔습니다. |  전철같이 그냥 곧바로 회차해서 빠져야 하는 누리로. |
출근시간대에 누리로를 타 보니 누리로의 주 수요 구간이 어디쯤인지는 쉽게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역시 서울-천안이 대세더군요. 나머지는 양념...이다 싶은 기분이었습니다.
앞에 링크된 제 포스팅을 보아도 알 수 있겠지만 누리로를 처음 타 보고 개인적으로 실망 많이 했었습니다. 사실 이 시점도 누리로가 운행을 개시한 지 겨우 두 달 지난 시점이라 좀 달라진 모습을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그나마 운행횟수가 확대되고 해서 이제는 정식으로 영업운전하는구나 하는 인상을 주고 있는 때였으니까요. 하지만... 그러면 뭐합니까. 외관부터가 개판인데.
 딱 봐도 흙먼지투성이. |  엄지로 문질러 보면 만져질 정도입니다. |  바로 다시 내려가는데도 신문이 그대로. |
사진으로도 보시면 아시겠지만, 누리로 열차의 청소상태가 심하게 불량했습니다. 이 이후에도 몇 차례 누리로를 더 볼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마다 누리로의 청소 질이 도대체 청소를 하기는 하는 건지 의심스러운 수준인 때가 종종 있었습니다.
DC인사이드 철도갤러리 Korsonic 2010-03-21 : 이쯤에서_다시보는_누리끼리로의_위엄.jpg
특히나, 누리로 객차는 호차 구별이 좀 어렵습니다. 전광판에 호차가 표시되기는 합니다만 눈높이보다 높거든요. 문짝엔 또 아무 표시도 없어서 사람들이 계속 저한테 물어봅니다. "이거 3호차 맞아요?" 친절하게 가르쳐는 주지만... 씁쓸함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이런 거 미리 대비 해 놓을 일이지.
운행 중에도 보니까 여전히 누리로 승차위치 표시가 없는 곳이 많았습니다. 당연히 승객들이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는 것이었고요. 에휴. 또, 절연구간을 지날 때 모니터가 꺼지고 에어컨 가동이 중단되는 등 열차 내 전원이 차단되어 버리는 문제는 여전했습니다. 노트북 등 각종 전자기기 이용자들이 이런 것에 얼마나 예민한지 모르는 걸까요? 또 선반이 떨리는 등의 문제도 해결이 되지를 않은 상태였습니다. 자칫 불안해서 열차 어떻게 타냐는 말이 나올 수도 있는 상황.
그리고 승무원이 객실순회를 전혀 안 하더군요. 전동차마냥 뒤에 차장으로 탑승하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그래도 엄연히 여객열차인 차량인데 객실순회를 하질 않는다니. 무임승차가 발생할 경우 어떻게 대처하는 건지 갑작스레 궁금해졌습니다. 그렇지만 그걸 물을 수 있는 것도 아닌 상황이었죠.
아침에 비가 좀 오고 해서 또 비와의 지루한 싸움이 되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을 했었습니다만, 비가 그렇게 많이 내리지는 않다가 성환쯤 와서야 심해졌습니다. 하지만... 아산에서 내릴 때는 또 그냥 흐리기만 하더군요.
 아산에 1분 정도 늦게 도착한 누리로. |  다음에 탈 열차는... |
2) 무궁화 #1583 (아산 10:00 → 대천 11:24) RDC
그 다음 탈 열차는 RDC였습니다. RDC는 예전에 도시통근형 전동열차... 그러니까 흔히들 "통근열차"라고 부르는 등급의 CDC를 개조한 차입니다. 즉 내장재만 싸그리 바꿔서 무궁화호 운임을 받는 차량이지요. 기존 CDC의 구조를 완전히 뜯어고칠 수는 없었다 보니, 공간적인 특성을 살린 좌석배치가 많습니다.
 원래 문이 있던 자리. |  개조된 티가 약간은 납니다. |
 일반적인 무궁화호 의자. |  KTX에서 떼온 듯한 동반석 의자 |  통근열차형 롱시트도 있네요. |
또, 일반 무궁화호에는 객차 하나를 아예 카페객차로 개조한 경우를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만, RDC는 어차피 과소수요 지역을 지나다 보니 카페객차도 미니화되어 있더군요. RDC의 카페객차는 '미니 카페객차'로, 승무원이 탑승하지 않는 자동화된 기계들이 놓여 있었습니다. 당연히 규모도 작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있어야 할 만한 최소한의 것들은 다 있습니다.
이제까지 장항선 구간에는 이런 CDC/RDC 계열의 열차가 운행한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코레일에서는 2009년 하계대수송기간에 KTX 천안아산역-장항선 아산역 환승을 통한 서해안 지역의 철도 이용을 촉진시키고자 익산 → 아산 → 대천 → 아산 → 대천 → 익산 패턴으로 이렇게 RDC 열차를 임시로 투입시키게 됩니다. 물론 직·복선화로 인해서 선로 조건이 많이 양호해져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점도 RDC의 투입에는 일조했겠죠.
나름 이 열차가 꼴에 정규열차 열차번호까지 받았습니다만, 상황은... 말 그대로 시ㅋ망ㅋ입니다. 승객이 정말 거의 없었습니다. 매 역마다 일일이 내려서 승객 수를 세어 보았습니다만, 어떻게 된 게 승하차가 10명을 넘는 경우가 단 한 번도 없습니다. 결국 하계 대수송기간이 끝나자 코레일은 이 셔틀열차를 운행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2010년 하계 대수송기간에 이런 유형의 열차가 운행된다는 이야기가 어디에도 없는 걸로 봐서는, 아무래도 코레일도 포기한 모양입니다. 어차피 승객도 없겠다 싶어 여객전무가 객실을 순회하지도 않았고, 또 대천 전의 마지막 정차역인 광천역을 지나고 나니 청소하시는 분들이 아예 일찍 좌석을 돌려 버립니다! 뒤에도 이야기하겠지만, 이 열차의 공기수송의 원인은 역이 엉뚱한 곳에 지어진 영향에다가 열차의 시간대도 굉장히 애매한 때였다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 같습니다.
또 특기할 사항은, 이설된 장항선 연선의 풍경이 엄청나게 변해 버렸다는 겁니다. "한국의 곡선"을 자랑하던 노선이 직선하되면서 당연한 결과일 것이라고 여겨져 오기는 했지만, 정말 옛 선로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가 되어 버렸습니다. 어찌 생각하면 우리가 '추억'으로서 느껴 오던 철도는 더 이상 없는 거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여긴 레일바이크 계획도 없고 하니 옛 선로를 느낄 기회는 이제 없지 싶습니다.
열차는 대천역에 도착하자 선로를 건너고 건너 아산 방향인 4번 플랫폼으로 바로 들어갑니다. 하기야, 본선을 막을 순 없는 노릇이겠죠.
 아산 방면에 바로 정차한 열차. |  다음 열차인 새마을호. |
 그나마... |  대천역은 승객이 늘었습니다. |  해수욕장으로 특화된 거죠. |
3) 새마을 #1153 (대천 12:02 → 익산 13:12) PP
사실 이 열차 이야기를 왜 꺼내느냐... 싶기는 하겠죠. 앞의 두 열차에 비하면 특기사항이 굉장히 적었으니까요. 그렇지만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습니다. 금강 하구둑 구간의 개통 등으로 인하여 익산까지 '연장된 열차'라는 거죠.
역시 장항선 지역은 볼 거리가 많이 사라졌습니다. 특히나 문제는, 대천역을 제외하고 역이 전부 엉뚱한 곳으로 옮겨졌다는 것인데, 그런 현상은 이곳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었습니다. 많이들 아시겠지만, 대표적으로 장항역의 경우 역이 서천군 장항읍에서 서천군 마서면으로 옮겨져 버렸습니다. -_-;; 안그래도 장항읍은 많이 죽어 있는 상태인데, 그 상황에서 역까지 바깥으로 빠져 버리니 승객들이 나올래야 나오기 어렵겠죠. 군산역은 그나마 다행인 게, 군산시에서 도심까지 버스편을 증편해 놓은데다 철도교통으로 인해서 서울로 가는 직통 교통망이 하나 더 생긴 셈입니다.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는 거죠. 덕택에 군산역은 그나마 내리는 사람이 좀 있었습니다.
 신 장항역. |  금강하굿둑을 철도로 건넙니다. |  신 군산역. |
익산까지 호남선 무궁화호로 3시간이면 갈 걸, 결국은 5시간 걸려서 도착했습니다. 역 앞 편의점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이제 진짜 오늘의 목표였던 섬진강 기차마을에 가기 위해 열차를 기다립니다.
이건 여담인데, 익산역 안내판이 굉장히 시인성도 좋고, 원하는 정보가 잘 들어가 있어서 좋더군요. 코레일 CI 가이드라인과 맞지는 않습니다만, 그래도 저렇게 융통성 있는 CI 적용은 권장해야 할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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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익산 이 열차는 어느 정도 손님이 있었는데, 아산~대천 이 열차는 정말 사람이 없더구나. 전세 내서 아예 누워서 잤다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