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로가 도입되면서, 철도공사는 일반열차의 등급 조정을 향한 칼을 빼들었습니다.
일반적으로 객차의 내구연한은 20년입니다. 새마을호 객차 중 최신형이라고 해 봤자 1999년에 도입된 객차들이 끝이고, 무궁화호 객차도 2003년 이후에는 도입된 객차가 전무합니다. 그리고 아시다시피 2009년부터 간선형 전기동차(EMU)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열차등급 부여 이전에는 TEC(Trunk line Electric Car)로 불리고 있던 것을 코레일은 '누리로'로 명명하였습니다.
이렇게 되면, 무궁화호와 새마을호 객차의 내구연한이 모두 끝나는 2020년경이면 자연스레 일반열차의 등급구조가 재편됩니다. 무궁화/새마을로 운영되던 차가 모두 폐차로 인해 소멸되는 거지요.

다만 개인적으로 등급 조정을 이렇게 자연스레 내구연한에 맡기지 말고 인위적으로 조금 빨리 했으면 하는 생각이 있습니다. 현재의 3등급 분류[각주:1]의 기준에 의하면, 3등급 분류가 어떻게든 맞지 않게 되는 구간이 생겨나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곳이 장항선입니다. 정차역 수에도 차이가 별로 없고, 운전시각만 약간 차이가 나는 수준입니다-_-; 그나마 새마을호는 평택, 신례원, 판교 세 역을 선택정차합니다만, 그것을 제외하고는 정차역 차이가 전혀 없습니다.
약간 다른 사례로는 중앙/영동/태백선과 경춘선을 들 수도 있겠네요. 여기 배차되는 열차는 무궁화호뿐이라 고급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있을 법...도 한데, 수익성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새마을호가 철수한 게 이미 2007년 말의 일입니다.

사실 새마을-무궁화-통일-비둘기의 4등급 체계는 좌석의 안락함과 열차의 표정속도[각주:2] 모두를 반영한 등급이었습니다. 다만 지금 장항선 새마을호와 같은 경우는 소요시간 차이도 크지 않은데 운임만 올려 받으려는 시도... 정도로 비칠지도 모를 일입니다. 어떻게든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지요.

네. 앞에서도 말했듯, 누리로/비츠로가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시작하면 새마을/무궁화의 내구연한 도래로 인한 자연폐차가 시작됩니다. 그리고 누리로는 운행시간 2시간 이내의 단거리 로컬열차, 비츠로는 중장거리 위주의 기존선 급행 정도의 위상을 갖게 되겠죠.[각주:3] 그렇지만 지금 상황을 보자니 어떻게든 열차등급 체계의 개편이 필요해 보입니다. 이름을 바꾸든지, 위상을 바꾸든지가 될 텐데 이미 새마을/무궁화의 이름은 굳어진 지가 30년 가까이 되어 갑니다. 어떻게든 여기에 대해 조치가 있어야지 않을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 본 게시물은 철도 갤러리에 본인이 게시한 글을 약간 각색하여 재게시한 글입니다.
정말 솔직한 이전의 피드백을 보고 싶으시면 해당 글을 참조하시면 되겠습니다.
철도갤러리는 그래도 진지한 글에는 진지한 피드백이 장점이더군요 :)


  1. 누리로가 무궁화호와 동급이라 3등급으로 표시합니다. [본문으로]
  2. 어느 구간을 운행하는 평균속도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최고속력이 같은 열차라고 할지라도 표정속도가 차이가 난다면, 한쪽이 정차역이 더 많거나 대기시간이 더 길다... 정도로 해석할 수 있겠죠? [본문으로]
  3. 이미 누리로의 운행 패턴으로만 봐도 보이지 않나요?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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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jssel.egloos.com BlogIcon Tabipero 2010/06/15 23: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KTX 개통으로 통일호와 비둘기호가 없어지고 새마을의 위상도 어정쩡해지면서, 결국 현재 우리나라 철도는 무궁화호 하나밖에 없는 것 같다는 인상을 자주 받습니다. 철도 역시 다양한 수요를 다양한 가격과 서비스 차별로 잡으려고 해야 하는데 현재는 근거리 이동도 무궁화호, 장거리 이동도 무궁화호...가 되어 버렸지요. 중앙선의 특실 도입은 그나마 고무적이라고 할 만 합니다만, 여전히 부족하지요.

    이러한 면에서 특히 새마을-무궁화(혹은 비츠로-누리로)의 위상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저도 생각합니다. 하지만 무궁화를 2시간 이내 거리로 끊어버리는 건 다소간의 반발이 있을 것 같군요. 열차 편수를 늘리기 어려운 선구의 경우는 장거리 수요(특실)와 단거리 대량수송(극단적으로는 예전 2x3 좌석이라던지, 입석공간 확대라던지) 수요를 둘 다 충족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해 보입니다.

    장항선 새마을호같은 그냥 남는 차 우겨넣은 것 같아 보이는 경우는 과감하게 무궁화호와 비슷한 수준으로 해서 특례 운임을 때리던지 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은데요. 너무 과격하려나요.

    • Favicon of http://withktx.net BlogIcon Korsonic 2010/06/24 17:07  댓글주소  수정/삭제

      솔직히 정 그렇다면 일단 새마을부터 없애 버리는 게 순리일 수도 있겠다 싶기는 합니다. 장항선 쪽에서 특례운임을 적용해서 어떻게든 잠재수요라도 끌어올 수 있으면 그게 다행 아니겠습니까. (특히나 복선 전제 단선으로 직선화된 상황이니...)

      하지만 "정 뭣하면 2x3" 이러시는데, 글쎄요... 현재의 서비스 질에서 질이 더 떨어지기를 원하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을 텐데요. 또 무궁화호 거리 단축 등으로 인해 오는 반발 등은 "지금으로서는 어쩔 수 없다"라는 생각밖에는 들질 않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