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 이은 연작입니다.
2008년 12월 10일.
광명 셔틀이 실제로 영등포 - 광명으로 단축된 지 10일째.
마침 학교 과목들도 대부분 종강하고, 시험을 앞두고 있던 차에 너무 심심했던(...) 저는 이번에는 이 셔틀열차를 타 보기로 결심했습니다.
요즘따라 사진을 많이 찍게 되더군요.
사진이 40여 장에 달하기에, 이 글은 오랜만에 사진일기 형식으로 구성해 보았습니다.

18시 30분. 영등포역에 도착했습니다. 신창 개통 탓인지 벌써부터 행선판을 다 바꿔 놓았더군요.
영등포역 지상 출구를 통해 이동하는 것보단 지하를 통해 내려갔다가 광명행 플랫폼으로 가 보는 것이 낫겠다 싶어 한번 내려가 보았습니다.

지하통로엔 이미 KTX광명이 반영되어 있군요.

어? 웬일로 친절한 코레일입니다. 하긴, 갑자기 4량으로 편성이 확 줄어서 그런가요?
광명셔틀에 대한 코레일의 배려는 생각보다 엄청난 수준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것이 정말 코레일의 능력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입니다.

정차위치 표시가 아예 이렇게 되어 있네요.

승강장 바닥에도 정차위치 표시가 붙어 있습니다. 하긴, 안 그러면 혼란을 주죠.
위 사진에서도 보이다시피, 광명셔틀의 정차위치와 보통 열차의 정차위치는 조금 다릅니다. 그리고, "왜 6-1에 광명셔틀 3-4가 되어 있는가"라는 이야기가 나올 만한데, 이는 원래 영등포역 5번 플랫폼이 서울행 녹색 급행의 정차 플랫폼으로 쓰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여기의 승차위치 표시는 서울급행 기준이라는 것이죠.

정차위치 표시와 함께.
광명셔틀에 대해서 대비를 어떻게 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이곳에서는 조금 특이한 광경을 볼 수 있었습니다. 어떻게 된 건 지는 모르겠으나, 영등포행이 "당역급행"으로 뜨더군요. 하기야, 급행으로 뜨나 일반으로 뜨나 그게 그거긴 합니다 =_=

바로 이런 거. 허허.

반대편 플랫폼에도 4량 정차위치?!
재미있게도, 바로 옆 플랫폼인 4번 플랫폼(일반적으로 동인천/천안 급행에 쓰이죠)에도 4량 정차위치 표식이 세워져 있었습니다. 이유인즉슨, 아침에 서울행 녹색급행이 운행돼서 5번 플랫폼을 정차위치로 비워야 할 경우에는 광명셔틀이 노량진까지 올라갔다가 평상시에 쓰지 않는 2번 플랫폼을 이용해서 차를 돌려 내려오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하지만 4량 정차위치 표식이 있다고 해서 바닥에 "KTX 광명행 1-1" 같은 표시가 되어 있진 않았습니다. 기껏해야 하루에 한 번 이런 일이 일어나기 때문일 겁니다. (시각표 상으로는 분명히 한 번입니다. 하긴, 그렇지 않을 경우 급행열차 운영에 막대한 지장을 줄 수가 있지요.)

이제 열차가 들어옵니다. 어? 들어올땐 당역종착이네요 ㅎㅎ
정말로 4량짜리 열차를 보게 되다니, 전 놀랍기만 하더군요.
게다가 6자리 번호를 가진 열차의 영업운전...이라... 하... 하하...
놀라웠던 점은, 이 차 안에 차장도 탑승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4량 정도 되면 기관사 혼자서 시야 확인이 가능할 수준인데, 왜 차장이 탑승하고 있었던 건지 짐작이 가지 않습니다.
(...하기야, 서울메트로 성수지선에서도 차장이 승차하긴 합니다.)
개인적으로 8량인 열차에 차장을 생략한다는 건 미친 짓이라고 생각합니다만, 4량은 차장생략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필요성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렇지만 저만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인지, 실제로 광명 셔틀열차에서 내년 상반기 중으로 차장이 생략된다고 하더군요.

진짜로 차량번호 6자리의(!) 4량 열차가 들어옵니다. 열차번호는 그대로 7000번대.

어? 그래도 내리는 사람들이 좀 있네요?
확실히 4량화 이후 표면적으로 타고 내리는 사람들이 훨씬 많아진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하긴, 수송용량 자체가 작아졌으니 사람들이 4량 열차에 오르려면 많이들 뭉쳐야 하겠죠.

차내에는 이렇게 전광판이 있었습니다. 디자인 조악하네요.

행선이 광명행으로 바뀌어 있군요.

전두부를 찍어 보았습니다. 물론 전광판을 같이 찍으려는 의도도 있었습니다.
좀 오랫동안 대기하던 광명 셔틀. 이제 안으로 들어가 보아야 하겠죠.

1호차. 사람이 그렇게 많이 타지는 않은 모습입니다. 특이한 점은, 보통 패찰(제작사 명패)이 붙던 위치에 패찰이 붙지 않게 되었다는 겁니다. 아무래도 철싸대(철도 싸이코 대원의 준말. 패찰 절취 등 철도동호인의 품위를 떨어뜨리는 이들을 가리킴)들의 만행에, 굳이 패찰을 붙이지 않아도 차량 분류와 식별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판단 하에서 벌어진 일인 듯합니다.
19시 01분, 열차가 출발했습니다.

아마 신도림 진입전에 찍은 듯. 확실히 용산 - 광명 시절보다 좌석의 점유율은 높습니다. 역시 공급량 감소 탓?

구로역에 왔는데도 전광판이 아직도 '영등포 행'을 가리키고 있군요. 어머나.
대체로 구로 - 시흥에서 승객이 많았습니다. 입석까지 들어찰 정도였으니 말입니다. 하기야, 진짜 광명으로 들어갈 만한 승객은 의외로 얼마 되지 않지요. 소하동 쪽에 사는 사람이나, KTX를 이용할 사람이 아닐 바에야 말이죠.

시흥역 접근 중. 사람들이 우르르 내리려 합니다.
셔틀열차는 시흥역에서 무궁화호를 통과시키고, 고속선으로 들어갈 채비를 합니다.
셔틀열차가 참 평면교차로 인해 지장을 심하게 줍니다. 영등포에서는 5번 플랫폼으로 진입하기 위해서 선로를 두 번 바꿔야 하고, 시흥역에서는 역시 고속선으로 진입하기 위해 경부2선(전철 플랫폼)에서 선로를 한 번 건너 경부1선(새마을/무궁화 열차 지나다니는 선로)을 건드려야 하니 말입니다. 시각표 짜는 입장으로서는 정말 혐오스러운 열차일 텐데, 어쩔 수 없죠. 국해부 지침인데.

덕택에 통과하는 무궁화 기다리고 있습니다 -_-...

고속선 터널 진입. 이제서야 전광판이 제대로 뜨기 시작합니다만, 오래지 않아 멈춰 버리더군요 =_= 역시나 이 조악함은...
사실 광명역에 도착한 이후는 정말 많이 보던 사진들의 연속이었습니다.

새로운 정차위치에 의거해 열차가 정차합니다. 휴. 저 공간 좀 봐요.

이건 그냥 잡사.
차를 유심히 보니, 역시 개조의 흔적이 강하게 보였습니다.
하긴, 중앙선 8량화를 통해 떼어진 중간차들로 새로운 열차를 만들어야 했으니 개조를 하지 않을 수가 없겠지요.

차량을 떼서 개조한 흔적입니다. 원래 이 칸은 휠체어 고정시설이 있던 칸 같네요.

4량화로 인해 떼어진 CCTV.
이제 반대편 열차를 타고 서울로 돌아가 볼까... 하고 광명역 1번 플랫폼을 나왔습니다.
그런데, 올라가 보니 한쪽 게이트가 열려 있군요. 오승을 통해 광명역으로 넘어오게 되었을 경우 대책이 없기 때문에 반대편으로 올라가라고 오른쪽 게이트를 그냥 열어 놓았다고 합니다. 이렇게 하느니 서울메트로처럼 역무원 호출기능을 만들거나 해서 확인을 거치도록 하는 것이 훨씬 더 나았을 텐데, 왜 이렇게 해 두었는지 모르겠습니다. 특히나, 옆은 KTX 열차 플랫폼이라 역무원이 상주한단 말입니다...

어? 게이트가 열려 있군요.
이제 반대편 6번 플랫폼에서 출발하는 영등포행 열차를 타기 위해 이동합니다.

타는 곳은 이미 '용산' 대신 '영등포'가 자리하고 있군요.

여기도 바뀌어 있고요.

이것도... 사실 '영등포 행'이라고 써져 있는 것을 처음 봐서 많이 어색했습니다.

여기도 게이트가 열려 있네요. 이유는 앞에서랑 동일한 듯.
역시 4량화의 여파가 있긴 있었습니다.
일부 게이트의 경우 4량화로 인해 사용하지 않게 되었지요.

이렇게 막아 놓았습니다. 어차피 내려갈 수는 있는데 헛고생하지 말란 뜻일까요?

바뀌어 있는 안내판.

영등포행 열차입니다. 이번엔 319002.

역시 앞을 보고 찍은 사진입니다. 얼마 전의 사진과 비교하면 정말 초라하기 그지없죠?

광명역 전철 탑승구 표시 중에서 유일하게 '용산'으로, 바뀌지 않고 표기되어 있던 장소를 확대해 찍어 보았습니다.
이번에는 대기중에 전광판이 제대로 나오더군요.
역시 이 전철도 상황은 비슷했습니다.
시흥역으로 나오고 나니 사람들이 갑자기 우르르 몰려오더군요. 심지어는 정차위치 바깥에서 열차를 기다리는 사람들마저도요. 그 여파로 시흥역을 지나자마자 이미 좌석은 꽉 찬 상태였습니다. 출퇴근 시간대나 기타 등등의 시간에 좀 편하게 가려고 사람들이 광명발 셔틀열차를 탄단 이야기는 익히 들었었는데, 정말이더군요 ㄷㄷㄷ
올라가면서 보니 왜인지 대충은 알게 되었습니다. 구로역에서는 인천행 열차를 타기에 정말 편리한 위치에 정차를 해 주었고, 가산디지털단지나 신도림 같은 역들도 환승에 유리한 위치에 정차를 해 주더군요. 정말 이런 열차가 승객 편의성이 크다는 것을 체감했습니다.
올라가면서 동영상 한 토막.
이번에는 주행중에 나온 전광판 동영상도 첨부해 봅니다. 역시나 조악함...이 보이더군요.

구로역 도착. 이제 조금씩 사람들이 내립니다.

신도림에서 승객은 우르르 내리고, 열차는 대기중입니다. 영등포역에서 겪는 평면교차 떄문에 좀 대기가 길더군요.

영등포역에 도착한 후 찍은 사진. 역시 개조의 흔적이 잘 드러납니다. (코레일 마크가 잘려 있군요)
영등포역에 도착하고 나서, 저는 지상으로 올라왔습니다.

역시 원래는 서울급행 플랫폼이었기에, 서울급행이 같이 표시되어 있습니다.

조금 더 나와서. 음.
이 날을 통해 정말 눈물겨운 코레일의 노력을 보고 온 것 같습니다.
사실, 전에도 이야기했듯이 열차는 코레일에서 만들고 싶은 열차도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까지의 "영업 막장 코레일"의 모습에서 벗어나, 승객의 편의를 추구하는 모습을 보고 정말 이 사람들이 변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앞으로도, 승객의 편의를 추구하는 코레일의 모습을 계속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이날 저는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상당히 심혈을 기울인 점은 평가할 만 한데, 역시 이럴 수 있는 여유가 어떻게 생겼는지 생각하면 좀 안습인 케이스입니다. LCD 안내 시스템 쪽은 아직 튜닝의 여지가 많다고 보여집니다. JR의 야마노테선 안내기를 벤치마크 한 듯 한데, 여기에 비해서 콘텐츠 축적이나 활용능력은 아직 한참 떨어지는게 아쉽기는 합니다. 정 못하겠으면 공항철도 것을 그대로 따오거나 해도 됨 직할 듯 한데, 아무래도 계약이나 비용 면에서의 문제가 걸리는게 아닌가도 싶습니다.
영등포역 평면교차 지장 부분은 답이 없는 부분이기는 한데, 그래도 4량화 덕에 5번선 중간 폐색에 차를 걸쳐놓고 급행열차를 보낸다거나, 일반열차를 받는다거나 하는 짓이 가능하게 된 듯 합니다. 서울급행 회송 하는 것에 비하면 상당히 원활한 감까지 있습니다. 적어도 단편성 전차의 감각이 다른 노선에도 좀 전파되고, 또 향후 광역전철화에서도 많은 영감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휴. 하긴 영등포-광명 셔틀은 어찌 보면 사생아적이고, 어찌 보면 실험적인... 상황이겠지요. 개인적으로는 철도공사가 이 감각대로만 간다면 승객들에게 크게 무리없이 접근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하고 조심스레 이야기를 꺼내 봅니다.